우연히 주민센터에 볼일 보러 갔다가 작은 도서관에서 이도우 작가님의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를 발견하고 빌려왔어요. 이 소설은 박민영 배우, 서강준 배우 주연인 동명 드라마의 원작 소설인데요. 드라마 볼 때 항상 원작 소설이 궁금해서 찾아보는 편이긴 한데 이 소설은 안본게 생각이 났어요. 아무래도 소설보다 드라마를 먼저 봤기 때문에 소설 보는 내내 두 주인공을 떠올리며 보게 됐습니다.
<줄거리>
주인공 목해원은 서울에서 미술학원 강사로 일하던 중 인간관계에 회의감을 느끼고 일을 그만두게 됩니다. 이모 명여가 외할머니의 뒤를 이어 운영하고 있는 '호두 하우스'에 온 그녀.
북현리는 외할머니가 살던 곳으로 해원도 이곳 혜천고등학교 출신인데요. 해원은 겨울마다 이모가 있는 호두 하우스에서 며칠씩 머물다 갔기에 옆집에 사는 고등학교 동창 은섭과 간간히 얼굴을 보는 사이였어요. 은섭의 책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서 해원은 다정한 은섭과 책모임을 통해 다양하고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위안을 받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때부터 자신을 좋아했던 은섭과 연인관계가 되고 고등학교 시절 단짝이었으나 틀어 저버린 친구와도 조금씩 관계를 회복하지만, 이모와 엄마가 숨기고 있던 비밀을 알게 되면서 해원은 다시 서울로 돌아가버립니다.
두 달여간의 시간이 지나고 마음을 추스른 해원이 다시 은섭의 곁으로 돌아오면서 이야기가 끝이 납니다.
해원과 은섭의 서로 위로가 되어주는 로맨스도 좋았지만 책 모임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 톡톡 튀는 명여 이모의 화법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해원은 단짝 친구 보영에게만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었는데요. 그 이야기가 학교 친구들에게 소문으로 돌고 그게 보영으로부터 퍼진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되자 해원은 보영에게 마음을 닫아버렸어요.
요즘 날씨가 너무 춥다, 다음에. 다음에 날씨 좋을 때 보자.
- 보영에게 해원이가 -
날씨가 좋아지면 만나자고? 만나지 말자는 소리네.
날씨가 언제 좋아지는데. 추위 끝나고 봄이 오면? 꽃피고 새 울면?
그럼 미세먼지를 끌어안고 황사가 오겠지.
봄 내내 뿌연 하늘이다가 겨우 먼지 끝나면 폭염에 장마가 오겠지.
그냥 만나기 싫다고 솔직히 말하렴
- 해원에게 명여가 -
그 시절 해원은 자신의 아픔, 감정만 생각했지 다른 사람의 사정, 상처는 돌아보지 못했다는 걸 깨닫죠. 그러면서 보영과 서로의 방식으로 화해를 해 나갑니다.
어제 널 생각하면서 심었어.
곧 싹이 날거고 꽃도 피겠지만, 싫으면 물 안줘도 돼.
봄이 오기 전에 말라 죽는다면 내가 뭘 심었는지 넌 영영 모르겠지.
- by 보영 -
... 물은 몇일마다 줘야 해? - by 해원 -
너무 많이 주면 안돼, 일주일 두번만. - by 보영 -
알았어. 물 줄 때마다 네 생각할게. -by 해원 -
그럼 세번까지는 줘도 될거야. - by 보영 -
사람이 싫어 인물화도 그리기 싫어하던 해원은 어느새 이곳에서 따뜻함으로 치유되고 있었어요. 엄마와 명여 이모의 과거를 듣고 다시 상처를 받지만 그녀는 이제 사람의 따뜻함을 알기에 명여이모와 화해하고 묵묵히 자신을 기다려준 은섭에게로 돌아옵니다.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해원과 은섭의 힐링 로맨스.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